거실(일상에세이)7 엄마, 그래서 더 사랑해 (250613) (Mom, that's why I love you even more.) 이날 새벽에도 거울을 보며 평소처럼 내가 정한 새벽 구호를 다 외쳤습니다. 그 직후, 하나의 장면이 머릿속에서 번개처럼 스쳐 지나갔습니다. 꿈이었는지, 상상이었는지 모를 장면. 내가 외조부모님을 떠맡아서 돌봐야 하는 상황이 펼쳐져 있었습니다. 우리 외조부모님은 모두 아흔을 넘기셨고, 거동이 불편하십니다. 할머니는 치매 환자이시고, 할아버지도 건망증이 심해지셨습니다 현재 두 분은 울 엄마가 돌보고 계십니다. 엄마가 외조부모님을 수족처럼 모시는 걸 봐 오면서, 사실 나도 모르게 '내가 엄마를 모시는 상황'을 가끔 상상하곤 했습니다. 이날 문득 스친 이 장면이 이런 상상의 연상 작용이었는지, 꿈속 장면을 나도 모르게 거울을 보다 떠올린 건지는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그날, 거울 앞에 선 제가 좀 정직했나 봅니다.. 2025. 7. 15. 바람이 실어다 준 깨달음 : 생각의 고리와 무의식의 작동 기제 (A Realization Carried by the Wind: The Cycle of Thought and the Mechanism of the Unconscious) 갑자기 불어온 바람 한 줄기 바람 이 글은 제가 준비중인 전자책의 한 챕터에 실릴 예정입니다. 마음을 돌보고 내 감정을 깨닫는 연습을 함께 하는 구성으로 된 이 책이 완성되면 출간 소식을 알려 드릴테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여러분은 어떤 생각의 고리에 갇혀 본 적 있으신가요?" 안녕하세요, 금주은입니다. 전에 집 근처에서 잠시 산책하다가 있었던 일입니다. 익숙한 그 산책로는 양옆으로 나무들이 우거져 있었습니다. 천천히 산책로를 걸으며, 그날 제가 한 생각들은 날씨가 좋다거나, 기분이 가볍다든지 하는 것이 아니었습니다. 회사의 다른 부서 직원과 있었던 불쾌한 일이었죠. 제 질문에 모르면 그냥 "모르겠어요, 저도 물어봐야 해요/ 혹은 따로 알아보셔야 할 거 같습니다."라고 하면 될 것을 "제.. 2025. 7. 4. 도깨비코티지의 도깨비도 쉬는 날이었을까?(Were the Dokkaebi at Cafe Dokebi Cottage on a Day Off Too?) 안녕하세요, 금주은입니다. 6월 7일 토요일에는 제가 자주 가는 장소인 국립중앙박물관에 가서 '의궤'를 보고 왔습니다. 사유의 방에 전시돼 있어요. 원래 이날 이곳에 가려고 계획했던 것은 아닙니다. 아침에 일어나 글을 완성시키고, 잠시 쉴 때 갑자기 가고 싶어져 가게 되었습니다. 1. 그날, 내 시작은 국립중앙박물관이 아니었다.가뜩이나 아침 8시 반에 먹은 작은 사과 한 알이 소화가 안 됐는지 속이 살짝 더부룩한 거 같기도 하고, 몸도 여기저기 조금씩 불편한 것 같았습니다. 게다가 의궤의 설명을 보고서는 부아가 치밀어 올랐죠. 의궤는 프랑스에서 약탈해 간 것입니다. '대여'의 형태로 우리나라에 돌아오게 되었지요. 프랑스 학자들이 그렇게 의궤를 한국에 돌려주는 것을 반대했던 거로 알고 있습니다. 보는 눈.. 2025. 6. 8. 산책하기 좋은 날, 상처를 품은 초록잎과의 만남 (A Stroll with a Leaf Bearing Wounds) 안녕하세요, 금주은입니다. 날씨가 참 좋아 산책하고 싶어 집니다. 아점으로 점심을 조금 일찍 먹은 후 집 근처의 산책로를 걸었습니다. 구멍 숭숭 뚫린 잎사귀와의 첫 만남 산책로에서 몇 발자국 떼지 않아 눈에 띄는 잎사귀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래 이미지의 이 잎사귀였습니다. 주변의 다른 잎은 멀쩡한데 이 작은 나무에서 자란 나뭇잎들만 유독 구멍이 숭숭 나 있었습니다. 아마 벌레가 와서 조금씩 떼어먹고 간 자국이겠죠. 그런데, 신기하게도, 잎은 여전히 살아 있고, 6월의 햇살 덕분에 푸르게 반짝였습니다. 상처가 있지만 그 푸르름이 결코 완전한 모양의 잎사귀와 다르지 않았고 여전히 햇살 속에서 아름다웠습니다. 상처의 흔적은 어느새 제 눈에서 보이지 않았습니다. 어차피 이 아이는 올해 이 상처를 딛고 .. 2025. 6. 6. 이전 1 2 다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