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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북스토리

사려 깊은 수다 박정은 수녀님 책

by 금주은 2020. 7. 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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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세상에서 평생을 여성으로 살아가는 삶은 어떤 것일까요? 싫든 좋든 우리 여성들이 살아가는 삶은 '여성의 삶'으로 규정되어, 전형적인 모습으로 빚어져 있습니다. 우리는 거기에 적응하기도 하고 저항하기도 하면서, 또 그 자체를 사랑하기도 하면서 우리의 삶을 살아갑니다 그 안에서 우리가 고유한 자기 목소리를 찾고 또 자신이 연주하는 삶의 멜로디를 이해할 수 있다면, 건조하고 메마른 일상에서도 사막 한가운데서 샘물을 만나듯 새로운 길을 떠날 힘을 얻으리라 생각합니다.'

-프롤로그 중




1. 여성은 어떻게 성장하는가

삶은 단 한 번 주어진 축복이니 자신을 자연스럽게 받아들여야 합니다. 서양에서는 한 인간의 '독립'을 어떤 영웅적인 모습으로 묘사하지만, 여자는 관계 중심적이므로 이런 틀과 조금 다릅니다. 모든 사람이 영웅의 모습으로 살지 않고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반면에 공동체 의식이 강한 우리나라 같은 경우 타인의 문제와 자기 문제가 구별되지 않거나 지나친 공감의 부작용을 겪을 수 있습니다. 건강하게 우리성으로서 살아가기 위해서는 자기 자신과 남에 대한 성찰, 거리 유지하기가 필요합니다. 무엇보다 외적인 것 때문이 아니라 우리 개개인은 자신의 내면에 여신을 담고 있다는 것을 알고 있어야 합니다. 여신은 자라고 늙어가면서 무엇을 취하고 버려야 하는지를 잘 알고 새로운 형태의 삶을 자연스럽게 마주할 줄 아는 사람입니다.


2. 진짜 나를 찾아서

가부장적 남성 중심 사회에서 타자는 여성에게 심각한 영향을 미치게 됩니다. 여자는 살면서도 타자에 의해 '예쁘다', '매혹적이다' 등의 성적 판단을 받습니다. 타자의 눈에 젖어 사는 여성은 자신의 능력을 펼쳐 보이려는 욕구를 접은 채, 가정이나 사회가 부여한 기대치대로 삶을 판단하게 됩니다. 타인의 기대에 부응하는 삶은 어느 순간 한계에 부딪히게 됩니다. 그래서 변화가 필요하다고 느껴도 자신이 무엇인가를 잃게 되리라는 생각이나 책임져야 한다는 사실을 알았을 때 두려움이 일어나기도 합니다. 하지만 고통은 신이 자신의 존재를 알려주는 확성기 같은 것이라는 말처럼 고통이란 영혼의 자아가 자신에게 보내는 손짓인지도 모릅니다.


3. 지혜의 원

한 사람의 여성으로 살아가기 위해 필요한 것은 관계를 중시하는 여성들에게는 바로 '공동체'입니다. 그래서 교회에도 여신도들이 더 많을지도 모르겠습니다. 공동체도 자기의 고유한 모습이 편안히 받아들여지는 곳이라면 더욱 좋을 것입니다. 자신으로 머무를 수 있는 곳에서 경험을 공유하고 아픔을 대면하는 대화와 소통이야말로 치유의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4. 이야기와 경청

스토리텔링에는 힘이 있습니다. 이야기에서 여성들이 어떤 관점으로 삶을 바라보고 앞으로 어떻게 평가하고 나아갈 것인지 알 수 있습니다. 스토리텔링이 특별한 이유는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자기 삶을 말할 때 주인공이 될 수 있습니다. 둘째, 자기 목소리를 듣게 됩니다.

스토리텔링에서 재밌는 점은 이야기가 바뀐다는 것입니다. 이야기에 자신의 가치와 의미를 담아 전달하기 때문입니다.

그룹에서 스토리텔링을 하려면 좋은 청자가 필요한데, 적극적으로 들어주는 사람을 의미합니다. 듣는 사람이 주는 긍정의 힘은 이야기하는 사람에게 힘이 되어주기 때문입니다.

스토리텔링에서 중요한 것은 자아를 발견하는 중요한 단서가 된다는 점입니다. 이야기 속 주인공과 자기 사의의 적당한 거리가 좀 더 수월하게 자신을 들여다보게 해 주어 이야기를 바꾸어 삶의 전환점이 될 수 있습니다.


5. 여성의 몸

사실 몸이란 것이 바로 '나'라는 주체 상징의 대표입니다. 또한 나와 타인을 구분 짓는 경계인 동시에 타인과 소통하는 통로이며 삶의 경험을 저장하는 곳입니다. 하지만 (서구 사상은 이원론이 핵심이었습니다.) 영/육으로 구분된 철학으로 서양에서는 여성의 몸은 남자/여자, 이성/감성, 귀족/종의 위치에 놓여 열등한 처지에 놓였습니다. 동양에서는 가부장적 질서를 위해 생산 수단으로서 여성의 몸을 대하기도 했습니다. 현대 사회에서도 여성의 몸이 남의 평가에 놓이기에 많은 여성들이 이 시선 속에서 자신의 이미지를 잘못 찾고는 합니다.

6. 감정과 친해지기

플라톤은 감정을 부차적인 것으로 인식하고 억압했습니다. 서구에서는 이성이 항상 우위를 점거했지요. (하지만 많은 결과가 말해주듯 사람은 감정으로 느낀 것을 논리적으로 해석하지, 원래 논리적이어서 논리적이지는 않죠.) 이는 여성은 '감정적이다'라는 말로 여성을 비하한 것이기도 합니다. 이성에 빗대어 설명하는 대상은 거의 남자니까요. 하지만 지금 우리는 '감정'이 얼마나 중요한지 잘 알고 있습니다. 현대 시대를 살면서 필요한 것이 공감 능력이라고 하지 않습니까.

감정을 다룰 때에는 이름 지어주기- 길들이기-보내기의 순으로 감정을 알아채고, 이해하고, 보내주면서 자유로움을 얻을 수 있습니다.

여성에게는 사랑이라는 감정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옛날에 여성은 남자 중심 사회에서 살아남기 위해 사랑받아야 했다는 학자들의 해석이 있는 만큼 여성에게 사랑은 '수동태' 방식이었습니다. 하지만 수동적인 태도를 극복하고 주체적으로 사랑해 보면 어떨까 합니다.

인간에게 근본적으로 두려움이 내재되어 있습니다. 특히 자신의 현재 상황이 바뀌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있는데 두려움이라는 감정을 통해 여성은 자신의 수동적 삶을 발견할 수 있고 또 뛰쳐나올 수 있습니다.

여성에게 분노 역시 중요한 감정입니다. 알다시피 한국에는 '화병'이 있습니다. 여성이 보통 중심이 됩니다. 남성 중심 사회에서 많은 것을 억압하고 견디다 보니 생깁니다. 하지만 분노는 현재 자신의 문제가 어디에 있는지 발견하게 하고, 내 가치가 무엇인지 알게 해 줍니다. (일월 도서관에서의 제 강연 내용과 비슷한 견해를 만나 반가웠습니다.) 분노 역시 일종의 에너지이니 인정해줘야 합니다.

책 분량의 반 정도를 정리해 보았습니다. 여성으로서 여성을 깊이 이해하고자 노력한 수녀님의 마음이 깊게 느껴졌습니다. 더불어 여성으로서의 의미를 찾아볼 수 있도록 안내해 준 내용이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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